이유는 뭘까?
아침 5시에 시작되는 하누의 일과는 잠시후면 다가오는 밤 12시 다른말로 0시가 되면 마무리 된다. 오늘 바쁜 와중에도 학교의 아는 동생(후배는 아니고, 같은 학번이니까) 용호와 동네에서 맥주 한잔을 했다. 이놈도 역시나 우리시대의 다른 젊은이들처럼 졸업연기를 감행한 친구이다. 요즘에는 교대에 있는 영국문화원 교육센터인가 뭔가에 다닌다고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흘러가 버렸지만은 이 친구와의 이야기 도중에 내가 아직 이틀째이긴 하지만 매일매일 왕복 300km가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충 그정도 될거다. 집에서 학교 갔다가 마치고 서울 올라가서 학원 수업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라면 말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내가 이러고 있는건지 이유를 모르겠다. 오늘 교수님과 잠깐 면담아닌 면담을 했었는데 사실 휴학기간 동안 별달리 했던 건 없지만 교수님께는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했노라고 거짓말을 해버렸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휴학기간 동안 남은게 일본어 밖에 없으니까 꼭 거짓말이 아니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듯은 하다.
무언가에 꽂히면 계속해서 꾸준히 하게 되는 하누의 성격상 일본어에 꽂혀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요 몇달 전에는 위성방송에 꽂혀서 방황을 했었더랬고 말이다. 그래서 말이지만 일본어도 위성방송처럼 꽂혔다가 다시 그 열기가 식어버리는 거 아닌가 몰라서 걱정이 된다. 사실 요 전에 단어 외우는 스터디 했을때도 다른 사람들은 알았었는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엄청 심했었다. 거의 일본어를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일단 꽂혔으니 열심히 출석은 했더랬다. 자꾸 외운거 이외의 것들만 생각나는 건지 모르겠다. 한자시간에도 시험에 '사임'이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한자는 생각이 안나고 선생님 책상위에 어제 놓여져 있던 일본 재무상 사임이 1면기사로 나온 신문밖에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나중에 선생님께 저기 뒷면에 사임이 나오는 건 기억나는데 쓰려니까 못쓰겠다고 고백은 했지만 나의 공부량이 다소 부족했던 탓도 있을게다.
왜 하는가? 목표가 무엇인가? 이딴거 만들어 놓으면 더 안되는게 하누성격이다. 토익 990점 받겠다고 덤벼들었다가 근처도 못가보고 졸업점수 넘긴 거 위안 삼으며 토익공부 그만둔 하누다. 그냥 재미가 있으니까 해야 할거 같으니까 해놓으면 괜찮을 거 같으니까 하긴 하는데 문득문득 'JLPT 1급도 따야겠지'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당연한 것이면서도 이제 나도 일본어 공부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하지 않을까 두려운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새벽 5시에서 밤 12시로 이어지는 이 생활이 감당할 만하니 괜찮다. 그런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소 걱정이 되기는 한다.